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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진 태극 마크, 되찾으려는 코리안 메시…“항상 대표팀 가고 싶다”

“간절함과 대표팀에 가고 싶은 욕심은 어떤 선수보다 강하다.”‘코리안 메시’ 이승우(수원FC)는 멀어진 태극 마크를 다시 가슴에 달 생각뿐이다. 2024시즌 K리그 개막 후 가장 뜨거운 발끝을 과시하는 그가 여전한 국가대표 승선 열망을 드러냈다. 이승우는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한국축구를 이끌던 지난 2019년 6월 태극 마크를 단 후 한 차례도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2018년 5월 온두라스를 상대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후 1년 1개월 만에 대표팀 커리어가 끊긴 상태다. 벤투 전 감독과 뒤이어 바통을 받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도 그를 외면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한 이승우는 해설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대표팀 동료들의 활약을 그저 지켜보기만 해야 했던 이승우는 2022시즌 K리그에 발을 들인 후 묵묵히 제 갈 길을 갔다. 물론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한 이승우지만, 대표팀 명단 발표 때마다 곳곳에서 들리던 그에 관한 물음은 서서히 사라졌다. 그만큼 대표 선수로서 존재감은 희미해졌다. 올 시즌은 다르다. 깜짝 승선 가능성이 떠올랐다.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되고 황선홍 감독이 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새 얼굴을 발탁하리란 기대가 쏟아지고 있다. 개중 이승우의 이름이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승우는 개막 2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1라운드에서 페널티킥 결승 골을 기록한 이승우는 지난 9일 열린 전북 현대와 경기에서 메시를 연상케 하는 골을 넣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된 그는 페널티 박스 주변에서 자신을 둘러싼 수비수 다섯을 순식간에 드리블로 무력화한 뒤 전북 골망을 갈랐다. 황선홍 감독이 관전한 터라 더욱 의미가 컸다.다시금 태극 마크를 가슴에 새긴다는 의지가 강한 이승우는 황선홍 감독의 구장 방문을 미리 알고 있었다. 그는 경기 후 “잠이 잘 안 왔다”면서 “내 마음은 (대표팀에) 항상 가고 싶다”고 강력히 어필했다. 대표팀 승선은 단지 이승우만의 바람이 아니다. 김은중 수원 감독도 “(대표팀이) 아시아에서 예선전을 해야 하는데, 내가 볼 때는 이승우가 최대 옵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승우의 가장 큰 장점은 밀집 수비를 뚫는 능력이다. 현재 골 감각도 워낙 좋다”며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끌 3월 대표팀 명단은 11일 공개된다. 이승우가 호명되면, 무려 4년 9개월 만의 일이다.김희웅 기자 2024.03.10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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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상암] “상당히 화가 많이 났다” 클린스만, 손흥민 향한 파울에 '분노' [일문일답]

“4-0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그런 파울을 했어야 하는지….”기자회견 내내 미소를 보이던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의 표정이 굳었다. 손흥민(토트넘)을 향한 상대 선수의 거친 파울 장면에 대한 분노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4-0 상황에서 그런 파울을 가하는 것에 대해 상당히 화가 많이 났다. 부적절하고, 하지 않아도 되는 파울이었다”며 불필요한 거친 플레이를 비판했다.상황은 이랬다.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1차전 싱가포르전. 이날 한국은 전반 막판 조규성(미트윌란)의 선제골에 황희찬(울버햄프턴) 손흥민, 황의조(노리치 시티)의 연속골을 앞세워 4-0까지 격차를 벌렸다. 사실상 승기가 크게 기운 상황이었다.그러나 후반 36분 샤히란이 손흥민을 향해 깊은 태클을 가했다. 손흥민은 그대로 쓰러져 오랫동안 고통을 호소했다. 직접 일어나지 못하던 손흥민은 의료팀의 치료를 받은 뒤에야 가까스로 남은 경기에 출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4-0까지 격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그런 파울을 했어야 하는지 아쉬움이 들었다. 순간적으로 화도 많이 났다”고 했다.클린스만 감독은 그러나 “그래도 축구는 피지컬적인 경기”라고 했다. 그는 “축구는 접촉이 있을 수밖에 없다. 100% 컨디션, 100% 상태에서 경기를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을 것이다. 파울을 당하면 5분 동안 아플 수도 있고 통증이 있을 수도 있다. 통증을 참고 관리하는 게 결국 선수의 몫”이라며 “이강인도 전반에 파울을 당한 뒤 절뚝이고도 통증을 참은 뒤 후반에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얼마나 많은 선수들이 팀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지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거둔 5-0 대승에 대해서는 “우리 선수들을 너무 칭찬해주고 싶다. 상당히 쉽지 않은 경기였지만 그래도 선수들 모두 프로답게 끝까지 최선을 다해줬다”고 평가했다. 이날 한국은 전반 내내 공세를 펼치고도 끝내 골을 넣지 못하다 전반 막판 가까스로 균형을 깨트렸는데, 클린스만 감독은 “상대는 필드 플레이어 10명이 모두 내려섰다. 이런 팀을 상대할 땐 첫 번째 골이 나올 때까지 침착하게 경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 첫 득점 이후 선수들이 기량을 마음껏 펼친 모습을 보는 게 기분이 좋았다”고 돌아봤다.이날 1골·1도움의 맹활약을 펼친 이강인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이강인은 전반 막판 조규성의 결승골을 돕는 어시스트에 이어 후반 막판엔 기습적인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다. 최근 A매치 3경기 연속 골이자 3경기 연속 멀티 공격 포인트다. 파울루 벤투 전임 감독 시절엔 주축이 아니었다면, 클린스만호 출범 이후엔 주전을 넘어 에이스로 발돋움한 모습이다.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상당히 행복하다. 나뿐만 아니라 여러분, 팬분들도 흐뭇하고 행복할 것이다. 한국축구에도 행복한 일”이라며 “이강인이 책임감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성장하고 성숙해지고 있다. 본인의 것, 공격적인 역할뿐만 아니라 수비적으로도 얼마나 헌신하고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보여주는지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이강인은 앞으로도 더 기대를 많이 받는 모습을 보여줄 선수다. 대표팀에도 너무나 필요한 선수고, 같이하는 게 늘 행복한 선수”라며 “앞으로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다. 특히 수비적인 팀을 상대할 땐 이강인처럼 창의력이 있는 선수들이 필요하다. 앞으로도 내려서는 팀들과 만날 땐 상대 팀이 뒷공간을 많이 내주진 않을 것 같다. 이럴 때 (이강인처럼) 창의력을 가진 선수들이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튀니지전 4-0, 베트남전 6-0에 이어 싱가포르전도 5-0 대승을 이끌었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모든 팀을 존중하며 경기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좋은 경기 결과, 만족스러운 결과들이지만 베트남과 경기를 다시 한다거나 원정에서 한다고 했을 때 같은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싱가포르를 또 만나도 마찬가지다. 절대 상대들이 쉬운 상대라고 할 수는 없다. 어떤 팀을 상대하든 존중해야 한다”고 평가했다.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첫 여정을 5-0 대승으로 장식한 한국은 오는 21일 중국 원정길에 올라 예선 2차전을 치른다. 클린스만호는 오는 19일 오전 일찍 출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 일문일답. - 경기 총평은.“우선 우리 선수들 너무 칭찬해주고 싶다. 상당히 쉽지 않은 경기였지만, 그래도 선수들 모두 프로답게 끝까지 최선을 다해줬다. 사실 오늘 같은 경기는 침착성이 가장 필요하고 가장 중요한 경기였다. 싱가포르는 오늘 필드 플레이어 10명이 모두 내려섰다. 5명씩 두 줄로 수비벽을 쌓았다. 1선 없이 3선과 2선만 두는 전술을 선보였다. 이런 팀을 상대할 땐 첫 번째 골이 나올 때까지 침착하게 경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 첫 득점을 하고 나서 선수들이 기량을 마음껏 펼친 모습을 보는 게 기분이 좋았다.”- 이강인이 전반부터 날카로운 크로스를 보여줬고 후반엔 골도 넣었다. 이강인이 보여준 창의적인 플레이가 앞으로 수비 위주로 나오는 팀들을 상대할 때 얼마나 중요한 무기가 될 것 같은지.“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다. 수비적인 팀을 상대할 때는 (이강인처럼) 창의력이 있는 선수들이 필요하다. 박스 안으로 침투할 수 있는 능력, 기회에서 득점할 수 있는 능력, 1대1 경합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이강인이 그런 역할들을 해줬고, 앞으로도 해줄 거라 기대한다. 패스를 찔러주는 역할도, 스스로 마무리도 할 줄 안다. 손흥민, 황희찬 등 다른 선수들도 그런 능력들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도 내려서는 팀들과 만날 땐 상대 팀이 뒷공간을 많이 내주진 않을 것이다. 이럴 때 창의력을 가진 선수들이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내려서는 팀들을 상대할 땐 이런 모습들을 활용해야 한다.”- 베트남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대승이다. 오늘 경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소득은.“수비적인 팀을 상대할 땐 상당히 조심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 상당히 어려운 경기다. 0-0 균형을 깨트리기 전까진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 지난 베트남전에서도 상대는 득점할 기회가 있었다. 오늘 역시 사실은 취소가 됐지만 실점을 허용할 수 있는 상황이 있었다. 이처럼 실수를 줄이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 상대도 언제든 위험한 장면을 만들 수 있다. 첫 번째, 두 번째 득점을 해야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말로 표현했을 땐 5-0, 6-0 스코어가 좋아 보이고 경기력이 좋았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런 경기 결과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침착성이 필요한지를 말씀드리고 싶다. 오늘 같은 경우 첫 번째 득점을 하기까지 보여준 노력과 침착성을 꼭 봐주셨으면 한다. 경기 결과만 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 미국 대표팀을 이끌었을 때도 원정을 떠났을 때 좋지 않은 훈련장 등을 경험해 봤을 것 같다. 아시아 원정에서도 같은 경험을 할 것 같은데, 환경적인 어려움에 대해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미국 대표팀을 이끌 때 온두라스 등 원정에서 굉장히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아시아에서도 이제 배워가야 한다. 태국도, 싱가포르 원정도 가야 한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어떤 상대를 원정에서 만날지도 모른다. 언제든 환경적으로 다른 부분, 어려운 부분을 맞닥뜨릴 수 있다. 그런 환경을 최대한 빨리 받아들이고 적응하면서 팀원들과 준비하는 게 감독의 역할이다. 미국 대표팀을 이끌 때 좋지 않은 원정 경험을 한 적도 있다. 선수들한테 늘 얘기하겠지만 쉬운 상대는 없다. 어떤 상대든 진지하게 준비할 것이다. 상대를 존중하면서 경기를 풀어갈 것이다. 예를 들어 오늘 경기가 싱가포르 홈에서 열렸다면 결과가 같았을까 싶기도 하다. 5만명의 싱가포르 국민들이 수비를 탄탄한 팀을 응원한다면 쉽지가 않을 거다. 걷어내는 공 하나하나에 환호를 받으면 싱가포르 선수들도 더 좋은 에너지를 받을 거다. 어떤 경기든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래서 어떤 상대더라도 상대를 존중하고, 주어진 환경 역시 존중하면서 경기를 준비해갈 것이다.”- 이강인이 3경기에서 4골을 넣었고, 오늘은 공식 무대에서도 골을 넣었다. 골을 넣는 능력이 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데.“이강인이 지난 6~8개월 동안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상당히 행복하다. 지도자뿐만 아니라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팬분들도 이강인이 지금의 경기력을 보여주기까지 성장하는 모습들을 보면 흐뭇하고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한국축구에도 행복한 일이다. 이런 선수와 대한민국 대표팀에서 함께할 수 있는 게 행복하다. 요즘 이강인은 책임감을 가질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책임감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성장하고 성숙해지고 있다. 본인의 것만 하는 게 아니라 수비적으로도 얼마나 헌신하고,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팀을 위해 운동장에서 보여주는지를 지도자로서 계속 얘기하고 있다. 루이스 엔리케 파리 생제르맹 감독도 같은 이야기를 할 것 같다.선수 성장을 지켜보는 건 굉장히 흐뭇하고 행복한 일이다. 운동장에 나가기 전 선수들에게 얘기했던 것 중 하나는 ‘긴 여정을 앞두고 우리 스스로 기대치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 스스로 한계를 뛰어 넘으려고 해야 한다. 이강인은 앞으로도 더 기대를 많이 받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이건 결국 이강인 본인의 퍼포먼스 덕분이다. 기대에 부응하는 퍼포먼스를 계속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한국축구에 있어선 굉장히 기분 좋고 행복한 일이다. 대표팀에도 너무나 필요한 선수고, 같이하는 게 늘 행복한 선수다.” - 손흥민이 상대와 충돌해서 쓰러졌다. 그런데도 풀타임을 소화했는데.“4-0 상황에서 파울을 가하는 장면에선 상당히 화가 많이 났다. 부적절하고 하지 않아도 되는 파울이었다. 4-0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그런 파울을 했어야 하는지 아쉬움이 들었고, 순간적으로 화도 많이 났다. 하지만 이강인의 사례처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축구는 피지컬적인 경기다. 접촉이 있을 수밖에 없다. 100% 컨디션과 100% 상태에서 경기를 임할 수 있는 경기는 거의 없을 거다. 파울을 당하면 5분 동안 아플 수도 있고 통증이 있을 수도 있다. 통증을 참고 관리하는 게 선수로서의 몫이다. 이강인도 전반에 파울을 당하면서 절뚝였다. 어린 선수가 통증을 참고 후반전에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얼마나 많은 선수들이 팀을 위해서 헌신하고 있는지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어렵고, 아프고, 풀리지 않았을 때 헌신하는 모습과 팀을 위해 참고 경기를 하는 모습들이 팀으로서 힘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팀으로서는 헌신하는 모습이 긍정적이다. 5분 동안 아프겠지만 5분 동안 아픈 것보다 그 다음 순간 득점하고 싶은 게 선수들의 마음일 거다. 선수들이 보여준 자세와 태도는 굉장히 긍정적이다.”- 베트남전은 6-0, 싱가포르는 5-0으로 제압했다. 동남아 팀들의 격차를 보여준다고 생각하는지(싱가포르 기자).“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5-0, 6-0은 상당히 좋은 결과다. 그렇게 판단하기엔 섣부르다. 모든 득점이 행복하다. 좋은 경기 결과, 만족스러운 결과지만 베트남과 경기를 다시 한다거나 상대 홈에서 치른다고 할 때 같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지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할 거다. 다음에 싱가포르를 만나도 오늘 같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어떤 팀을 상대하든 존중해야 한다. 전반엔 손흥민도 찬스를 만들지 못했고, 이강인도 45분이 지난 뒤에야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 후 싱가포르 감독을 만나서 얘기한 건 ‘너무나 준비를 잘했다, 특히 전반전 전술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는 것이었다. 전반전 싱가포르 선수들은 1대1 싸움에서 절대 밀리지 않으려는 모습, 경기를 잘하고 싶어 하는 모습들을 봤다. 그런 상대의 경기 운영을 보더라도 절대 상대들이 쉬운 상대라고 할 수는 없다. 그 다음 경기에 만났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 존중하면서 경기를 지켜보고 치러야 한다.”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2023.11.1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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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중 감독 “U-20 월드컵, 여전히 꿈만 같죠” [창간 54 인터뷰①]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다. 대중의 관심을 끌 만한 스타플레이어는 없었고, 소속팀에서조차 출전 기회를 잘 얻지 못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른바 ‘골짜기 세대’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녔다. 이전 대회들과 달랐던 관심은 선수들에겐 아쉬움을 넘어 설움으로까지 이어졌다.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 신화’. 김은중호의 반란은 그래서 더 유쾌했고, 그래서 더 감동적이었다. 대회 내내 선수들은 ‘원팀’으로 뭉쳤고, 매 경기 인상적인 경기력에 투지와 열정을 선보이며 온 국민에게 기쁨과 감동을 안겼다. “여전히 꿈만 같죠”. 여운이 여전히 남아 있는 듯, 당시를 떠올리던 김은중(44) 감독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외로웠던 여정 끝 이뤄낸 '유쾌한 반란'“선수들에게는 ‘운동장에서 여러분들이 증명하고 폭발해내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U-20 월드컵에서 선전한 결과가 가장 좋았던 것 역시도 결과적으로 우리 선수들 스스로 증명을 받았고, 인정을 받았다는 점이었어요. 만약 성적이 안 좋았다면 우리 선수들은 그냥 묻히는 선수들이 될 뻔했던 거죠. 결과적으로 우리 선수들이, 진짜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을 연출해 냈다고 생각합니다.”김은중 감독은 “어느 누구도 우리 선수들을 기대하지 않았다”는 말로 지난 U-20 월드컵 여정을 떠올렸다. 일간스포츠 창간 54주년을 맞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모처에서 만난 김 감독은 “선수들도 관심조차 많이 못 받는 것에 대해 자존심도 상했을 거고, 설움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인정을 못 받으니 감독으로서 나 역시도 속상했다”고 돌아봤다.실제 이전 대회까지만 해도 FIFA U-20 월드컵은 대회 전부터 늘 화제가 됐다. 2017년 대회는 국내에서 열린 데다 백승호·이승우(이상 당시 바르셀로나)가 뛰었고, 2019년 대회 땐 이강인(당시 발렌시아)이 출전했다. 스타플레이어의 존재는 자연스레 대중들의 관심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직전까지도 주목할 만한 스타들이 그리 눈에 띄지 않았다. 이전 대회들과 비교해 팬들의 관심도, 기대도 떨어진 게 사실이었다. 지난해 1월 출범 이후 월드컵 직전까지. 김은중호가 1년 6개월 동안 외로운 여정을 이어가야 했던 이유였다. 극복해야 할 과제들도 많았다. 무엇보다 선수들 대부분이 소속팀에서 꾸준하게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김 감독은 “사실 당시엔 (배)준호 말고는 팀에서 꾸준히 뛰는 선수들도 없었다. 경기 감각이나 체력은 훈련으로는 절대 안 만들어진다. 경기에 꾸준하게 뛰면서 본인도 모르게 키워지는 거다. 처음엔 어느 선수 하나 경기 감각이나 체력이 있질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대회를 준비해야 했다”고 돌아봤다.그렇다고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 관심도가 떨어지는 건 오히려 U-20 월드컵에서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동기부여이자, 선수들이 독기를 품은 힘이 됐다. 어려운 여건 속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소집 때마다 피지컬 등 과제를 내줬다. 소속팀에 돌아가 훈련에 지장을 받지 않는 선에서 나름의 준비들을 해오도록 했다. 여기에 코치로서 경험했던 메이저대회 경험들을 살려 철저하게 계획을 짰다. 김은중 감독이 믿을 수 있는 건 결국 선수들, 그리고 계획뿐이었다.“대회를 준비하면서 제가 믿을 수 있는 건 결국 우리 선수들이었죠. 저평가를 받고, 인정을 못 받더라도 결국엔 선수들 스스로 증명을 해내야 했으니까요. 마침 저도 플랜 자체가 확고하게 있었어요. 어느 시점에 가면 우리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아질 거라고 확신했습니다. 준비도 안 된 자신감이 아니라, 그동안 해왔던 경험들에 대해 믿었습니다. 준비 과정에 대해 믿고 있었던 거죠.”개최지가 인도네시아에서 아르헨티나로 돌연 바뀌는 등 우여곡절도 있었다. 김은중 감독은 그래도 흔들리지 않고 팀을 잘 이끌어 가는데 집중했다. 무엇보다 '원팀'으로 만드는데 집중했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이 서로 끈끈하고 훈련에 대한 집중력도 높았다. U-20 월드컵에 대한 뚜렷한 목표 등 이런 게 잘 준비가 됐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감동의 여정, 김은중도 울고 국민들도 울었다“대회를 앞두고 우선 조별리그를 무조건 통과한 뒤 16강전에 모든 걸 쏟아붓는 승부수를 던져보자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내부적인 목표는 8강이었죠. 이를 위해 프랑스와의 첫 경기에 ‘올인’을 했어요. 만약 첫 경기부터 지면 다음 경기도 쉽지 않다고 봤죠. 프랑스를 잡기 위해서, 우리가 그동안 아시아권에서 해오던 전략을 바꿨습니다.”지난 5월 23일 운명의 날. 첫판부터 상대는 우승후보 프랑스였다. 무관심 속 모두가 쉽지 않을 것으로 바라봤던 경기. 김 감독의 표현처럼 오직 프랑스전 승리만을 목표로 철저하게 분석했고, 프랑스에 맞춰 절묘하게 전략도 바꿨다. 아시아권 대회와 달리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 그 안에서 승부를 볼 수 있는 전략을 취했다.김은중 감독은 “아시아권에서야 우리가 강자이기 때문에 주도하는 경기를 많이 하지만, 세계 무대에 나가서까지 부딪히는 건 역부족인 걸 아직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프랑스전 전략을 바꾼 배경을 설명했다. 김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철저하게 준비했고, 그만큼 아무도 몰랐던 전략이었다.“우리 팀의 기본적인 바탕은 볼을 빼앗았을 때 빠르게 공수 전환을 하면서 카운터어택을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강팀을 상대로 수비라인을 딥하게 내리면, 공을 빼앗았을 때 공격으로 전환해서 나아가는 거리도 그만큼 길어집니다. 그래서 하프라인에 미들 블록을 쳤죠. 상대가 축구를 하는 스타일이 빠르진 않지만 개인기가 좋아서 좁은 공간에서 공을 주고받는 게 많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갭을 줄였습니다. 대신 그 안에 들어오면 공을 빼앗을 확률이 높았고, 여기서 빼앗았을 땐 상대의 느린 공수 전환과 맞물려 빠른 공격이 효과적으로 통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철저한 분석과 전략은 제대로 통했다. 김은중호는 첫판부터 보란 듯이 프랑스를 2-1로 잡아냈다. 역습 상황에서 나온 이승원(강원FC)의 선제골은 프랑스전을 준비하면서 만든 전략이 제대로 통한 장면이었다. 세트피스 상황에선 이영준의 결승골까지 나왔다. 전 세계를 놀라게 한 결과이자, 프랑스전에 올인한 김은중호가 많은 걸 얻은 경기였다.기세가 오른 김은중호는 조별리그 통과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갔다. 온두라스, 잠비아와 잇따라 비기며 1승 2무, 조 2위의 성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조별리그 내내 석연찮은 심판 판정에 시달리긴 했지만 꿋꿋하게 토너먼트로 향했다. 대회를 앞두고 “모든 걸 쏟아 부어보자”던 16강전 상대는 에콰도르였다. 이미 기세가 한껏 오른 김은중호는 이영준과 배준호, 최석현의 연속골을 앞세워 3-2 승리를 거뒀다. 대회 전 목표로 삼았던 8강 진출의 성과를 얻는 순간이었다.이 여정에 만족하지 않았다. 김은중호는 120분 연장 혈투 끝에 나이지리아를 1-0으로 꺾고 4강 진출권을 따냈다. 경기가 끝난 뒤 방송사 인터뷰에 나선 김은중 감독은 눈물을 쏟았다. 눈물의 인터뷰는 큰 화제가 됐고, 김은중 감독과 대표팀을 바라보던 팬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프랑스전 승리를 기점으로 대중의 관심도 크게 달라져 있었다.“되게 고마웠었어요, 선수들한테. 진짜 힘들었던 고비였잖아요. 연장까지 뛰면서 넘어지지 않고, 쓰러지지 않고 이겨냈다는 게 대단했던 거죠. 그리고 우리 선수들이 딱 부각이 되는 시점이기도 했습니다. 만약 8강에서 졌다면, 그저 ‘최선을 다했다’ 정도였을 거예요. 하지만 4강에 오르면서 모든 시선이 우리 선수들을 다르게 보기 시작한 거죠. 어떻게 보면 나이지리아전을 통해 선수들이 증명을 해냈다고 봅니다. 워낙 힘들게 준비했던 대회라 지금 생각해도 울컥하죠.”이후 이탈리아와 4강전에선 아쉽게 1-2로 져 결승 무대까진 닿지 않았다. 그래도 대회 직전까지만 해도 많이 주목을 받지 못하던 김은중호는 지난 5~6월 한국축구의 중심에 섰다. 김 감독은 “4강까지 올라간 것도 어떻게 보면 기적적인 일이었다. 우리 아이들이 여기까지 올라와준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그래도 이탈리아전엔 좋은 경기력을 보였고, 결정적인 찬스도 많이 잡았기에 아쉬움도 남았다. 경기 내용이 안 좋았다면 덜했을 텐데, 그래서 더 아쉽고 한편으론 허무하기도 했다”고 했다. 경기력만으로 4강 이상을 충분히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 그만큼 김은중호가 성장했다는 뜻이었다. 철저했던 준비, 김은중은 사실 자신 있었다선수들의 눈부신 성장 뒤엔 단연 김은중 감독이 있었다. 사실 김 감독에게도 이번 대회는 의미가 컸다. 코치가 아닌 감독으로서 한 팀을 이끈 첫 여정이었기 때문이다. 처음 이끈 메이저 대회가 U-20 월드컵이었으니 부담도 컸을 만했다. 그러나 김은중 감독은 “자신이 있었다”고 힘줘 말했다.자신감의 원천은 그동안 코치로서의 오랜 경험, 이 과정에서 습득한 철저한 준비 과정이었다. 김은중 감독은 선수 은퇴 후 2017년부터 23세 이하(U-23) 대표팀 코치와 수석코치를 역임했다. 코치로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도쿄 올림픽 등을 경험했다. 김학범 감독과 특히 오랜 시간 함께했는데, 이 과정에서 본능적으로 대회 준비 과정 등을 배웠다.김 감독은 “김학범 감독님과 5년 가까이 함께 하면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최종예선(U-23 아시안컵) 올림픽 등 세 번의 큰 대회를 함께 치렀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준비 과정 등을 배웠다. 어떤 것부터 준비해야 하는지, 무엇을 어떻게 세팅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준비가 됐다. 저도 신기할 정도로 물 흐르듯 체계적으로 준비가 이뤄졌다. 자연스럽게 대회 준비를 잘한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철저하게 준비하던 김학범 감독의 성향은 가까이에 있던 김은중 감독에게도 자연스레 큰 도움이 됐다. 그는 “(김학범 감독님은) 워낙 꼼꼼하셔서 하나부터 열까지 조금의 타협도 없이 준비하신다. 코치들 입장에선 ‘이 정도까지 해야 되나’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그런 것도 마찬가지다. 자연스럽게 많이 배웠다”고 덧붙였다.여기에 소집이 제한적인 대표팀 특수성, 소속팀에서 많이 뛰지 못하던 선수들의 상황 등을 고려해 김은중 감독만의 장기적인 계획을 세웠다. 상대에 대한 철저한 분석, 상황에 맞는 전략 변화 등을 마련했다. 여러 시나리오들을 준비해도 경기 중에 항상 변수가 발생하는 만큼 매 경기 허투루 준비하지 않았다. 사령탑의 철저했던 준비와 자신감은 선수들의 잠재력과 맞물려 U-20 월드컵 4강 신화로 이어졌다.“프랑스전을 앞두고 한 스태프가 ‘긴장 안 되세요?’라고 물어보더라고요. 사실 월드컵은 마음이 더 편했어요. 아시아권에선 우리가 당연히 결과를 내야 하고, 경기를 압도해야 하지만 월드컵에선 세계적인 팀들과 겨루는 만큼 오히려 마음이 편했죠. 월드컵 전만 해도 우리팀에 대한 기대들도 없었는데, 사실 별로 신경은 안 썼어요. 이만큼 잘 준비를 했고, 그만큼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②편에서 계속됩니다김명석 기자 2023.09.26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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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대회 0득점 부주장 이영준, 세계대회서 K-해리 케인으로 빛나다

‘K-해리 케인’ 이영준(20·김천 상무)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마지막 경기까지 선발 출전하며 김은중호의 4강 신화에 마침표를 찍었다.이영준은 12일(한국시간) 열린 이스라엘과의 3위 결정전에서 선발로 나서며 이번 대회 7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뛰었다. 대회 첫 경기인 프랑스전(2-1 승)에서 보여준 ‘경례 세리머니’로 주목받은 이영준은 김은중호의 모든 경기 선발 출전해 최전방을 맡았다. 조별 리그 첫 경기인 프랑스전 추가 골을 터뜨리며 인상을 남긴 그는 4강까지 사실상 모든 경기를 풀타임 소화하며 고군분투했다.두 번째 경기였던 온두라스전 도중 발목을 크게 다친 박승호(20·인천 유나이티드)가 귀국하자, 이영준의 비중은 더욱 커졌다. 이영준은 자신의 롤 모델이라고 밝힌 해리 케인(토트넘) 다운 활약을 펼치며 김은중호를 이끌었다. 단순히 중앙에 머무는 것이 아닌, 측면으로 이동해 공 전개를 도왔다. 상대에 등을 지며 공을 지켜내는 포스트 플레이도 빛났다.16강 에콰도르전에선 놀라운 트래핑과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터뜨리는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8강 나이지리아, 4강 이탈리아전에선 상대의 거친 파울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단단히 포스트 플레이를 펼치며 고군분투했다. 매 경기 90분 뛰며 상대 견제에 시달렸음에도 그는 무너지지 않았다. 3·4위 이스라엘전에선 60분간 활약한 뒤 임무를 마쳤다. 이번 대회 이영준의 최종 성적은 7경기 2골 1도움으로 빛났다. 지난 3월에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아시안컵의 아쉬움을 털어낸 성과다. 당시 그는 총 5경기(2선발)에 나섰으나, 대회 무득점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김은중호는 당시 4강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승부차기 접전 끝에 고개를 숙였다. 특히 공격력의 부재가 탈락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이영준은 4월 소집 훈련 때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시안컵에서) 골을 넣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회가 있었는데 해결하지 못했다”며 자책했다. 하지만 그는 월드컵에 대해선 “출전한다면 당연히 목표는 우승이다. 지는 건 무의미하다”며 패기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그리고 2개월 뒤, 그는 세계 무대에서 K-해리 케인과 같은 활약을 펼치며 빛났다. 목표로 한 우승에는 한걸음 모자랐지만, 그가 보여준 플레이는 팬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김우중 기자 2023.06.13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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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골 4도움 이승원 "우리의 대회 끝난 게 아니다"

4년 전에는 이강인(마요르카)이 있었다면, 올해엔 이승원(강원FC)이 있었다.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9일 오전 6시(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라 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준결승에서 1-2로 졌다. 김은중호는 전반전 체사레 카사데이에게 선제 실점을 내줬으나, 이내 이승원이 동점 페널티킥 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하지만 후반 40분 극적인 프리킥 골을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대회 첫 패배를 기록한 김은중호는 3·4위전으로 향한다. 김은중호는 오는 12일 오전 2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이스라엘과 3·4위전으로 대회를 마친다. 경기 뒤 이승원은 "우리도 여기까지 올라올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선수들뿐 아니라 코칭스태프들께서 잘해주셔서 만족할 성적을 얻은 것 같다"면서도 "아직 대회가 끝나지 않았다.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해보겠다"고 말했다.김은중호는 전반 14분 만에 상대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체사레 카사데이에게 실점했다. 하지만 4분 만에 배준호(대전하나시티즌)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건 '주장' 이승원이었다. 이승원은 깔끔하게 왼쪽으로 차 넣어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골키퍼는 손을 뻗었지만 공은 골문 구석으로 향했다. 이번 대회에서 이승원은 날카로운 킥으로 김은중호를 이끌었다. 조별 리그 첫 경기였던 '강호' 프랑스전에선 1골 1도움을 올리며 심상치 않은 출발을 했다. 선수 본인도 지난주 대한축구협회(KFA)와 인터뷰에서 "첫 경기를 좋게 시작해 의미 있는 경기였다"고 돌아봤다. 이후 이승원의 킥은 불을 뿜었다. 그는 온두라스전·에콰도르전·나이지리아전에서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3골을 도왔다. 말 그대로 대회 최고의 '데드볼 스페셜리스트'급 활약을 펼친 것이다. 동시에 이날 득점으로 대회 공격 포인트를 6개로 늘렸다. 이는 4년 전 이강인이 올린 공격 포인트와 타이 기록. 대회 최우수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 볼' 수상에 대한 팬들의 기대가 크다.이에 이승원은 "개인 타이틀도 좋고 의미가 있지만, 지금은 팀의 결과가 나와야 하는 상황"이라며 "팀에서 더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주면 더 좋은 결과도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이어 "경기에서 져서 분위기가 많이 처졌다. 고개 숙인 선수들도, 눈물을 보인 선수들도 있지만 어쨌든 아직 우리의 대회가 끝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동시에 "다음 경기가 남았으니 고개 들라고 했다. 응원해 주신 팬분들도 계시니 밝은 모습을 보이라고, 다음 경기에서 꼭 결과를 가져오자고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끝으로 이승원은 "이번 대회를 통해 내 문제점을 많이 찾았다.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그 부분을 상당히 의미 있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우리가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며 "팬분들이 열심히 응원해 주신 덕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눈부신 여정을 달린 김은중호의 마지막 경기는 오는 12일 오전 2시 30분 아르헨티나 라 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이스라엘과의 3·4위전이다.김우중 기자 2023.06.0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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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한국’서 함께 뛰는 U-20 박승호 “친구들아, 하던 대로 하면 이길 거야”

U-20(20세 이하) 축구대표팀 동료들은 부상으로 중도 하차한 박승호(20·인천 유나이티드)와 함께하고 있다. 박승호 역시 한국에서 한마음으로 뛰고 있다. 박승호는 지난달 26일(한국시간) 온두라스와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2-2 무)에서 동점 골을 넣고 발목 부상을 당했다. 그는 수술을 위해 한국에 돌아올 수밖에 없었지만, 마음만은 여전히 아르헨티나에서 동료들과 함께하고 있다. 박승호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온두라스전 득점 후) 정말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몸 상태도 너무 좋았는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부상이 왔다. 이것 또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애초 5~6개월의 회복기가 필요했던 수술이 잘 끝났고, 박승호는 석 달 만의 피치 복귀를 꿈꾸고 있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U-20 축구대표팀은 조별리그를 2위로 통과한 후 에콰도르와 나이지리아를 연파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김은중호의 구성원들은 박승호가 떠난 조별리그 3차전부터 매번 그의 ‘18번 유니폼’을 챙겼다. ‘늘 함께한다’는 의미였다. 축구 팬들에게는 큰 울림을 주는 장면이었다. 당사자인 박승호는 “나이지리아전 이후 감독님과 친구들이 우는 모습을 보고 미안하다는 마음이 가장 앞섰다. 친구들이 힘들게 싸우고 있는데, 한국에 돌아와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게 미안했다. 내가 한국에 와서 선수가 20명뿐인데, 감독님이 인터뷰하실 때 항상 21명이라고 이야기해 주셨다. 동료들이 유니폼을 들어줘서 울컥했다. 정말 고맙고, 미안하다”고 털어놨다. 실제 김은중 감독은 8강행을 확정한 후 “먼저 귀국한 박승호를 포함해 21명이 함께 만든 승리”라며 챙겼다. 박승호는 “(한국으로 돌아올 때) 감독님도, 친구들도 나한테 쉽게 (어떤 것도) 말하지 못했다. 동료들이 미안하지 않아도 되는데, 미안하다고 하기도 했다. 감독님은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셨다. 이런 말이 최선의 말이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며 “감독님이 항상 21명을 강조하셨다. 나도 몸은 한국에 있지만, 마음은 아르헨티나에 있다. 같이 경기 뛰고 생활하는 느낌이 있다. 동료들과 통화도 자주 한다”고 전했다. 애초 김은중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스타 플레이어’가 없었던 탓이다. 호성적을 거두리라 예상하는 시선도 거의 없었다. 그러나 세간의 우려를 깨고 4강 신화를 썼다. 외부에서는 21명의 ‘응집력’을 가장 큰 힘으로 꼽고 있다. 박승호는 “(4강에 오를 수 있었던 요인 중에서) 원팀이라는 게 가장 크다. 동료들끼리 안 친한 사람 없이 골고루 다 잘 지낸다. 장난도 친다. 애정이 점점 커지면서 원팀이 될 수 있었다. 조직력이 정말 좋다. 해외팀은 개개인으로 좋다면 우리는 팀으로 조직적으로 싸워서 이긴다”고 자부했다. 이제 4강전 결과와 상관없이 김은중호에는 딱 2경기가 남았다. 다음 상대는 이탈리아다. D조 2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한 이탈리아는 잉글랜드와 콜롬비아를 줄줄이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박승호는 “이탈리아 경기를 많이 봤다. 우리가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금보다 더 잘할 필요도 없고, 하던 대로만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끝으로 그는 동료들에게 “이기든 지든 지금까지 고생 많았다고 말하고 싶다. 축제를 즐기는 시간에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메시지를 띄웠다. 김희웅 기자 2023.06.08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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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의 영광, 여기서 우리가'…이영준·김준홍, 거수경례 세리머니 '한 번 더'

결승까지 단 한 걸음 남았다.김은중호가 20세 이하(U-20) 축구월드컵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무대는 9일 오전 6시(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라 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4강 이탈리아전이다. 이탈리아를 꺾으면 한국은 2019년 대회 정정용호에 이어 두 대회 연속 결승 진출이라는 대업을 달성한다.감동적이었던 여정을 결승 진출이라는 결실로 이어가는 일만 남았다. 대회 전만 하더라도 김은중호는 이른바 ‘골짜기 세대’로 불리며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4년 전 이강인(마요르카) 같은 스타플레이어가 없다 보니 대중의 관심도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김은중호는 보란 듯 ‘원팀’으로 똘똘 뭉쳐 감동을 선사했다. 한국축구 역사상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21년 만에 무패(3승 2무)로 FIFA 주관 대회 4강에 오르는 대기록도 남겼다.4강에 만족할 김은중호가 아니다. 이탈리아만 넘으면 우루과이-이스라엘전 승리팀과 우승을 놓고 다툴 자격을 얻게 된다. 세계 최정상에 도전하기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할 준결승 관문. 시선은 이영준(20)과 김준홍(20·이상 김천 상무) 두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 선수들에게 쏠린다. 1m90㎝의 장신 공격수 이영준은 이번 대회에서 사실상 전 경기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조별리그 1차전 프랑스전에서 추가시간 막판에 교체된 게 유일한 교체 아웃 경기다. 조별리그 2차전부터 나이지리아와 8강전까지 모두 풀타임을 뛰었다. 박승호(인천 유나이티드)가 부상으로 중도 하차하면서 비중이 더욱 커졌다.지칠 법한 상황에서도 최전방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프랑스와 에콰도르 골망을 흔들었고, 온두라스전에서도 1도움을 기록했다. 120분 연장 혈투를 기록한 나이지리아와 8강전에선 상대의 거칠고 집요한 파울에 시달리면서도 최전방 공격수로서 임무를 다해 박수를 받았다. 공격 포인트뿐만 아니라 장점인 연계나 공간 창출 등 존재감을 대회 내내 보여줬다.장신을 활용한 포스트 플레이뿐만 아니라 개인기와 기술까지 선보이며 차세대 공격수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에콰도르전에서는 배준호(대전하나시티즌)의 크로스를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갈라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일찌감치 주목받았던 재능이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 준프로 계약을 맺고 2021년 프로에 입성했고, 당시 K리그1 최연소 데뷔 기록(17세 9개월 22일)까지 세웠다. 수원FC에서 2시즌 간 29경기 1골 2도움을 기록한 뒤 올해부터 군 복무를 하고 있다. 김은중 감독은 “가진 피지컬이 있기 때문에 한 번 터지면 폭발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선수”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그 잠재력이 폭발했다. 이영준이 최전방에서 활약한다면 ‘입대 동기’ 김준홍은 최후방에서 골문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이번 대회 4경기 5실점이다. 이영준처럼 전북 현대 U-18팀 전주영생고 시절 전북과 준프로계약을 맺으며 프로에 입성했다. 2시즌 간 4경기에 출전해 1실점을 기록한 뒤 입대했다. 인천 유나이티드 레전드 골키퍼인 김이섭 인천 코치의 아들이고, 군 입대 전까지 ‘거미손’ 이운재 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김은중 감독은 “매 순간 성실하게 하는 선수다. 확실한 동기부여를 가지고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우승 후보 프랑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부터 선방쇼를 선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당시 프랑스는 무려 24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김준홍은 석연찮은 판정으로 허용한 페널티킥 외에는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온두라스전에서 두 번째 경고를 받아 최종전에 나서지 못했으나 징계에서 풀리자, 김은중 감독이 다시 골키퍼 장갑을 건넬 만큼 두터운 신임도 받고 있다. 나이지리아와 8강전에서는 120분 혈투 동안 22개의 슈팅을 무실점으로 막아내 4강 진출의 주역이 됐다.상무 소속인 만큼 이들은 국민의례는 물론 세리머니에도 거수경례를 빼놓지 않는다. 이영준은 이미 두 차례 골 세리머니로 거수경례를 선보였고, 에콰도르와 16강전 승리 직후엔 나란히 이 세리머니로 팬들에게 인사했다. 4강전에서도 이들의 세리머니가 펼쳐지면 김은중호의 결승 진출 가능성은 더 커진다. ‘조국의 영광, 여기서 우리가’. 국군체육부대 구호를 현실로 만들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김명석 기자 2023.06.08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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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볼 스페셜리스트 이승원의 '황금 오른발', 김은중호 4강 견인

김은중호 캡틴 이승원(20·강원)의 오른발이 다시 한 번 빛났다.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5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0으로 이겼다. 연장 전반 5분 최석현(20·단국대)이 천금 같은 코너킥 헤더 결승 골을 터뜨리며 웃었다.말 그대로 120분 내내 인내심이 지배한 경기였다. 토너먼트 답게 두 팀은 최대한 수비 진영을 유지하며 실점을 억제했다.주도권을 가진 건 개인 능력을 앞세운 나이지리아의 몫이었다. 나이지리아는 적은 숫자의 공격에도, 빠른 발로 꾸준히 김은중호를 흔들었다. 초반에는 적극적인 좌우전환으로 경기장을 넓게 쓰며 공격에 나섰다.하지만 김은중호의 탄탄한 4-4-2 대열은 무너지지 않았다. 비록 첫 90분 동안 유효 슛 0개에 그쳤지만, '돌풍의 팀' 나이지리아의 공격을 최대한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김은중호의 4강 진출에 필요한 건 유효 슛 1개였다. 연장 전반 5분, 주장 이승원의 코너킥을 최석현이 환상적인 헤더로 연결했다. 상대 수비 견제에도 자신있게 날아오른 최석현의 헤더는 곧바로 나이지리아의 골문을 흔들었다. 마치 직전 에콰도르와 16강전이 다시 재생된 장면이었다.이승원은 벌써 대회 4호 도움을 올렸다. 대회기간 김은중호가 터뜨린 골은 8골, 이중 절반이 세트피스 득점이다. '데드볼 스페셜리스트' 이승원의 오른발이 중요 순간마다 김은중호를 이끌고 있다. 그는 조별 리그 프랑스전·온두라스전, 토너먼트 에콰도르전·나이지리아전에서 도움(프리킥1, 코너킥3)을 기록했다. 이승원은 중원에서 많은 활동량으로 팀을 지탱하고, 완벽한 킥으로 팀의 득점에도 기여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이승원은 경기 전날 대한축구협회(KFA)와 인터뷰에서 "(최)석현이와 (김)지수가 헤더에 장점이 있다. 훈련 때도 이 부분에 중점을 뒀다"고 밝힌 바 있다. 최석현 역시 나이지리아전 승리 후 득점 상황에 대해 "(이)승원이가 잘 올려줬다"며 공을 돌렸다. 이승원의 코너킥을 매 경기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한편 2개 대회 연속 4강에 오른 U-20 대표팀은 연속 결승전 진출에도 도전한다. 김은중호의 다음 상대는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다. 두 팀은 오는 9일 결승전 자리를 두고 격돌한다.김우중 기자 2023.06.0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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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같은 스타가 없다'던 김은중호…보란 듯이 경기마다 등장하는 '샛별들'

김은중호가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에 진출했다. 이번에는 배준호(20·대전하나시티즌)가 펄펄 날았다. 대회 전만 하더라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만한 스타 선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김은중호는 경기를 치를 때마다 새로운 스타들이 탄생하고 있다.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0 대표팀은 2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콰도르와의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3-2로 승리했다. 지난 2019년 정정용호에 이어 U-20 월드컵 2회 연속 8강 진출이다.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이다.앞선 경기들이 그랬듯 이번 16강전에서도 여러 샛별들이 탄생했다. K리그 최고 신성으로 주목받았던 배준호는 부상 여파를 딛고 1골 1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다. 날카로운 패스로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절묘한 볼 컨트롤과 슈팅으로 골까지 터뜨렸다. 남달랐던 경기력과 센스는 일반 대중들이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키 192㎝(상무 등록 기준) 공격수 이영준(20·김천 상무)도 다시 한번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이날 배준호의 크로스를 가슴으로 트래핑해 논스톱 슈팅으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신장을 앞세운 제공권 능력은 물론 스피드와 패싱력까지 뽐내며 차세대 공격수로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이밖에 이날 출전한 유일한 대학생 최석현(20·단국대)은 178㎝ 단신 센터백임에도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로 골망을 흔들며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 박창우(20·전북 현대)도 배준호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대회 첫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덕분에 김은중호는 ‘AGAIN 2019’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4년 전 정정용호는 결승 무대까지 올라 준우승의 대업을 달성했다. 김은중호는 대회 첫 목표였던 조별리그 통과를 조기에 확정한 뒤, 이제는 4년 전 준우승 신화를 바라보고 있다. 2회 연속 결승 무대까지는 이제 단 2경기가 남았다.4년 전과 달리 이렇다 할 스타 선수가 없다는 세간의 평가에 ‘보란 듯이’ 새로운 스타들의 탄생으로 답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반갑다. 실제 지난 2019년 대회 땐 이강인에게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결승까지 오른 정정용호의 성과뿐만 아니라, 4년 전 이강인 같은 스타급 선수가 없다는 건 김은중호엔 또 다른 부담이었다.그러나 지난 1차전 프랑스전에서 주장 이승원(20·강원FC)이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단숨에 주목해야 할 한국 축구의 샛별로 떠올랐다. 이영준도 이날 헤더골로 존재감을 뽐냈고, 유럽파 김용학(20·포르티모넨스)도 공격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선방쇼를 펼친 골키퍼 김준홍(20·김천) 역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온두라스전에서도 골까지 터뜨리며 존재감을 보인 김용학이 다시 한번 팬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쌓은 이영준과 박승호(20·인천 유나이티드) 등도 주목을 받았다. 골키퍼 김준홍의 징계 공백을 메운 문현호(20·충남 아산)도 마지막 감비아전에서 무실점 선방쇼로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나아가 에콰도르와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도 이영준, 이승원이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갔고, 에이스로 평가받던 배준호마저 침묵을 깨트리고 완벽하게 살아났다. 이처럼 경기를 치를 때마다 빛나는 선수들이 늘어가니, 김은중호도 점점 더 강해지는 모습이다. 이제 다음 무대는 오는 5일 오전 2시 30분에 열리는 나이지리아와 8강전이다. 기존 선수들의 활약에 이번에도 또 새로운 스타가 탄생한다면 김은중호의 4강 진출 가능성도 그만큼 더 커질 수 있다.김명석 기자 2023.06.0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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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단신 센터백 '헤더 결승골'…대학생 최석현, 8강 이끈 '속죄포' [U-20 월드컵]

김은중호의 8강 진출을 이끈 결승골의 주인공은 178㎝ 단신 센터백 최석현(20·단국대)이었다.최석현은 2일 오전 6시(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전 에콰도르전에 선발 출전해 자신의 대회 첫 골이자 한국의 3-2 승리, 그리고 대회 8강 진출을 이끄는 결승골을 터뜨렸다.그는 한국이 2-1로 앞서던 후반 3분 이승원(강원FC)의 코너킥을 헤더로 연결했다. 절묘한 위치 선정으로 수비수와 경합을 피했고, 골키퍼가 펀칭하기에 앞서 먼저 공을 따냈다. 최석현은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드는 세리머니로 기쁨을 표출했다.대한축구협회(KFA) 등록 기준 키가 178㎝로 센터백 치고는 작은 편이라는 점에서 더욱 값진 골이었다. 센터백 파트너인 김지수(성남FC)는 189㎝, 백업 센터백 황인택(서울 이랜드)도 181㎝다. 상대적으로 단신인데도 그는 껑충 뛰어올라 정확한 헤더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결과적으로 팀의 3-2 승리를 이끈 결승골이 됐으니 그 의미는 더욱 값졌다.지난 조별리그 온두라스전에서 퇴장을 당했던 아쉬움을 털어낸 ‘속죄포’이기도 했다. 그는 온두라스전에서 두 차례 경고 누적으로 레드카드를 받아 감비아와 최종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온두라스전 이후 16강 진출이 확정되면서 타격은 덜했지만, 감비아전을 반드시 이겨야 했던 상황이었다면 팀에 큰 타격이 될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날 결승골을 통해 비로소 환하게 웃었다. 최석현은 이번 U-20 월드컵 멤버들 가운데 골키퍼 김정훈(고려대)과 더불어 2명 뿐인 대학생 선수다. 이날 선발로 나선 선수들 중에서는 유일한 대학생 신분이었다. 울산 현대중·현대고를 거쳐 울산 현대의 우선 지명을 받고 단국대로 진학했다. 대학리그에서 뛰지만 김 감독의 부름을 꾸준하게 받았고, 지난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아시안컵을 통해 주전으로 도약했다. 나아가 U-20 월드컵 8강을 이끄는 결승골까지 터뜨리며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재능으로 주목을 받게 됐다.이날 김은중호는 이영준(김천 상무) 배준호(대전하나시티즌)의 연속골에 최석현의 결승골을 더해 에콰도르를 3-2로 제압했다. 지난 2019년 대회 정정용호에 이어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U-20 월드컵 2회 연속 8강 진출 새 역사를 썼다. 준결승 진출을 놓고 다툴 상대는 나이지리아다. 오는 5일 오전 2시 30분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김명석 기자 2023.06.0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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